지난 주말, 동네에서 열린 어린이-가족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별 기대 없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많은 인파가 몰렸더군요. 그만큼 준비와 홍보에 공을 들였구나 싶었습니다.
말 3마리를 준비해 직접 타볼 수 있었고, 바이킹, 범퍼카 등 여러 놀이기구를 배치했습니다. 가족사진을 직접 꾸며 키링이나 액자로 만들어보는 체험. 페이스페인팅. 아이스팩 만들기 등 체험부스로 많았습니다. 이 모든 참가비용은 인당 1천원. 이마저도 다른 곳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관람객 수가 많으니, 행사장 내에서만 소비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주변 상권까지 덩달아 북적이더군요. 마술과 비눗방울 공연 등 볼거리까지 더해져, 온 가족이 추억을 쌓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한 국제행사에 대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적잖은 공공예산이 쓰였음에도 준비 부족과 볼거리 부족 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섬이 주는 특별함을 간직하러 온 이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는 건 아닐지 불편한 마음만 생깁니다.
물론 위 두 행사를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행사 규모도, 목적도, 준비 기간도 다릅니다. 다만, 시민들이 낸 세금을 올바르게 집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질 않습니다.
우리는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건에는 쉽게 분노합니다. 잘못된 행정이나 예산 낭비가 뉴스에 등장하면 댓글을 달고, 누군가를 비판하고, 책임을 묻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매일 집행되는 예산, 수많은 사업과 행사, 각종 위탁사업과 정책들 가운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몇 가지 사례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행정이 훨씬 더 많을테죠.
그래서 시민의 역할은 투표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투표는 권리를 행사하는 중요한 순간이지만, 그 이후에는 내가 선택한 정당이나 정치인을 계속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한 번 선택했다고 해서 그 이후의 모든 결정까지 동의한 건 아니라고 여깁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하면 무조건 칭찬하고 상대 정당이 하면 비난하는 건 안되겠습니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말하고,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민. 그런 시민이 많아질수록 행정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