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관광산업 발전 수준이 세계 110개국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정보통신기술과 문화자원, 교통 인프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광객이 체감하는 가격경쟁력과 환대 서비스에서는 개선 과제가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황교익)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5년 관광발전지수 평가에서 한국이 종합 1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재산정된 2023년 순위 13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세계경제포럼은 원자료와 기존 평가값을 조정하면서 한국의 2023년 순위를 당초 14위에서 13위로 수정했다.
관광발전지수는 국가별 관광산업의 발전 여건과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국제 평가체계다.
세계경제포럼은 2007년부터 관광경쟁력지수를 격년으로 발표해 왔으며 2021년 지속가능성 평가를 확대하면서 관광발전지수로 개편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환경 조성,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인프라 및 서비스, 관광 자원, 관광의 지속가능성 등 5개 분야 모두에서 이전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관광의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나타났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2023년 20위에서 2025년 13위로 일곱 계단 상승했다. 환경과 고용, 지역사회 기여, 관광수요의 지속성 등을 평가하는 분야다.
관광 자원 분야는 두 계단 오른 14위를 기록했다. 자연·문화 자원과 기업출장, 교육관광 등 다양한 방문 목적을 뒷받침하는 관광자원이 평가에 반영됐다.
환경 조성은 18위, 인프라 및 서비스는 25위,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은 47위로 각각 한 계단씩 상승했다.
17개 세부 부문 가운데 10개 부문에서 순위가 개선됐으며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준비 수준은 세계 1위에 올랐다.
육상·항만 운송 인프라와 비레저 자원은 각각 9위, 문화 자원은 10위를 차지하면서 네 개 부문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개별 평가 지표에서도 한국의 강점이 확인됐다.
전체 102개 지표 가운데 27개가 세계 10위권에 포함됐으며 이 중 6개 지표는 1위를 기록했다.
조직적 폭력, 기본 위생시설 이용률, 기본 식수 이용률, 병상 밀도 등 관광 환경과 관련한 4개 지표가 세계 1위에 올랐다.
에너지 효율 규제와 관광통계 제공 적시성 역시 각각 1위로 평가됐다.
특히 해외 관광객 입국 계절성 지표는 2023년 33위에서 2025년 4위로 크게 개선됐다.
이는 방한 관광수요가 특정 계절에 집중되는 정도가 완화되면서 연중 관광수요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반면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확인됐다.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의 전체 순위는 47위로 다른 주요 평가 분야에 비해 낮았다.
이 분야에 포함된 가격경쟁력 부문의 경우 호텔과 단기 임대 숙소, 구매력 평가, 휘발유 가격 등 4개 세부 지표가 모두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관광객이 여행 목적지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인 숙박비와 현지 체류비용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정부 전체 예산에서 관광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위로 평가됐다.
항공 서비스 협정 수는 62위, 환대 평판 지수는 65위에 그쳐 관광산업에 대한 정책적 투자와 국제 항공 접근성, 관광객 응대 서비스에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반면 관광통계 제공의 적시성은 세계 1위를 기록했고 국가별 여행 자유도와 국제적 신뢰도를 반영하는 여권 경쟁력도 2위에 올랐다.
같은 관광정책 분야 안에서도 행정·정보 기반의 경쟁력과 관광객이 실제 이용하는 서비스 및 비용 여건 사이에 차이가 나타난 셈이다.
국가별 평가에서도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서로 다른 분야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위스는 환경 조성과 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에서 각각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종합 순위는 9위였다.
인도네시아는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종합 순위는 23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관광 자원 분야에서 1위에 올라 종합 8위를 기록했고 칠레는 관광의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종합 순위는 35위로 나타났다.
이는 특정 분야의 우수한 평가가 반드시 국가 전체의 관광경쟁력 순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득 수준에 따른 경쟁력의 차이도 확인됐다.
세계경제포럼의 분류에 따르면 1인당 소득 1만3,935달러를 초과하는 고소득 국가는 기업 환경과 안전, 정보통신기술, 교통시설 등 관광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관광 자원과 가격경쟁력 등 관광객의 방문을 직접 유도하는 요소에서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한국의 이번 평가 결과는 디지털 기반과 문화자원, 관광의 지속가능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숙박·여행 비용과 관광정책 투자, 환대 서비스의 개선이 향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임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