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코바치클럽’ 문규용 대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 기계체조로 키우는 자신감"

어린이 체육교육이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 균형 잡힌 성장과 자신감 형성을 돕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운동 능력과 발달 수준에 맞춰 기초체력을 기르고,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는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 선수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기계체조 역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 결과 기술 습득의 속도보다 탄탄한 기본기와 단계별 성장을 중시하는 체조교육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북 포항시 남구 ‘코바치클럽’ 문규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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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바치클럽] 문규용 대표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제가 코바치클럽을 설립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해온 기계체조의 재미와 가치를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체조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기계체조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엘리트 선수의 길뿐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선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중학생 때 일본, 미국, 호주 등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해외에서는 체조가 선수가 되기 위한 운동뿐 아니라 어린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접하는 생활체육이자 기초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어린 저에게는 무척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체조를 잘했던 선수는 아닙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바로 기술을 익히기보다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이해해야 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남들에게 지는 것도,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싫어했고 자존감도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체조는 조금씩 자신감을 만들어준 운동이었습니다. 기술 하나를 성공할 때마다 칭찬을 받고, 어제 하지 못했던 것을 오늘 해내면서 ‘나도 무언가를 잘할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큰 동기부여가 되었고, 결국 대학교 시절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된 이후 또 다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어린 시절 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데 집중하다 보니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때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계속 발전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실업팀에 입단한 뒤에는 혼자서라도 기본기부터 다시 다지겠다는 생각으로 기본훈련에 집중했습니다. 그러자 기본기가 좋아질수록 예전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고난도 기술들이 오히려 쉽게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기본기에도 그보다 더 아래 단계의 기본이 존재하는구나’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어릴 때부터 이것을 제대로 배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움도 컸습니다.

 

처음에는 선수생활을 마치면 엘리트 코치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체조교육은 빠르게 성적을 만들어내는 방식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해외 체조교육을 꾸준히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초동작들이 단계별 레벨로 구분되어 있고, 선수뿐 아니라 일반 아이들도 그 과정을 하나씩 배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체조의 가장 큰 매력이 어려운 기술을 구사하는 데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과정, 발끝과 손끝, 몸속 작은 코어 근육까지 생각하며 움직이는 과정 자체가 체조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좋은 운동을 선수들만의 운동으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성적이나 경쟁이 아닌,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각자의 수준에서 하나씩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방에서 생활기계체조 클럽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많이 말렸습니다.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사람들이 체조를 배우러 오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체조가 사람들이 싫어하는 운동이어서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접할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수가 되기 위해 체조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체조를 통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코바치클럽을 설립한 이유입니다.

 

 

Q. 귀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코바치클럽은 아이들이 기계체조를 생활체육으로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활기계체조 수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높은 수준의 기술에 도전하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선수반과 성인들이 취미로 체조를 배울 수 있는 생활기계체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업에서는 마루, 철봉, 도마, 평균대 등 기계체조의 주요 종목을 단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어려운 기술을 배우기보다는 아이의 연령과 운동 능력에 맞춰 기초체력, 유연성, 균형감각, 코어, 기본동작을 먼저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체조 기술을 하나씩 연결해 나갑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단계별 레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희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것은 선수만을 위한 체조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 맞춰 체조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코바치클럽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을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보다 어떻게 배우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어려운 기술을 최대한 빨리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안전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음 수업을 보시는 분들은 기술을 배우는 속도가 다소 느리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하나를 빨리 성공시키기 위해 그전에 필요한 과정을 생략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오랜 선수생활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코바치클럽에서는 기본기에도 더 작은 단계의 기본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그 과정을 최대한 세분화해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생각하는 기본기는 단순히 체조 동작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한 번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며,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경험까지도 중요한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마다 성장 속도는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옆에 있는 아이보다 빨리 배우는 것보다는 어제의 자신보다 한 단계 성장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국 코바치클럽은 기술을 빠르게 가르치기보다 오랫동안 잘할 수 있도록 기본부터 제대로 가르치는 체조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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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바치클럽] 내부 및 수업 모습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앞으로의 목표는 코바치클럽 하나를 잘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기계체조 문화를 더욱 널리 확산하는 것입니다. 제가 체조를 하면서 느꼈던 재미와 장점을 더 많은 아이들이 경험하고, 생활기계체조라는 분야도 지금보다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는 코바치클럽의 이름으로 생활기계체조 대회를 직접 개최하는 것입니다. 다만 제가 만들고 싶은 대회는 단순히 누가 1등을 하고 누가 더 잘하는지를 겨루는 자리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그동안 연습한 것을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고,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다른 지역의 생활기계체조 클럽들도 함께 참여해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 되고, 부모님들에게는 자녀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체조를 잘하는 아이들만 참가하는 대회가 아니라, 체조를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수준에서 도전할 수 있는 생활기계체조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먼저 긴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재 현역 기계체조 선수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랜 선수생활을 통해 좋은 경험도 많이 했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운동 환경과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제가 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자리에서 단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주고, 그 아이가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며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고 스스로 일어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인터뷰를 통해 현역 선수이자 체육관 운영자로서 제가 가진 생각과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척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선수이자 지도자, 그리고 코바치클럽 운영자로서 제가 있는 자리에서 꾸준히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코바치클럽이 앞으로 만들어갈 과정도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백태현 기자 .
작성 2026.10.23 17:53 수정 2026.10.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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