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마용성 ‘고가 아파트 증여’ 급증… 국세청 2,077건 정밀 검증 착수

부담부증여·채무승계 편법 차단과 시가신고 적정성 전수 점검

미성년자 증여 223건, 절반 이상이 가격 선도 지역에 집중

대출 규제와 ‘똘똘한 한 채’ 쏠림 속, 증여세 탈루 혐의면 세무조사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며 대출 문턱이 높아진 이후, 청약 시장은 이른바 ‘로또 청약’ 기대와 함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세 상승을 좇아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커지는 사이, 보유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세대 내 이전을 택하는 아파트 증여도 빠르게 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인 강남4구와 마용성 일대에서의 증여 거래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일부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한 채무승계 등으로 과세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뒤따랐다.

[사진: 주요 혐의 내용 사례,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이 같은 위험 신호에 대응해 강남4구와 마용성 소재 아파트 증여 2,077건을 전수 검증하기로 했다. 임광현 청장은 증여세 신고의 적정성, 증여 재원, 시가 산정의 타당성, 채무를 끼운 편법 증여 여부 등 세 영역을 촘촘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가 신고가 적절했는지, 부담부증여가 정상적인 채무 이전을 수반했는지 여부를 정밀히 따져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세무조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등기 동향을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집합건물 증여는 7,7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0월 10,068건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의 최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 건수도 223건으로, 2022년 이후 최다 흐름을 보였다. 

 

주목할 대목은 지역 편중이다. 미성년자가 증여받은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강남4구와 마용성 등 가격 상승을 주도한 권역에 몰렸다. 동일 자산군 내에서도 프라임 입지에 증여가 집중되면서 세대 간 자산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세청의 이번 점검은 세 가지 축으로 짜였다. 첫째, 부담부증여 등 채무를 이용한 편법 증여 의심 거래에 대한 심층 분석이다. 채무 인수의 실질성, 채권·채무 관계의 진정성, 변제 능력과 이자 지급 내역 등 사실 관계를 교차 검증한다. 둘째, 증여 재원 확인이다. 증여자와 수증자의 자금 출처, 금융흐름, 현금성 자산의 형성과 사용 내역을 확인해 은닉·우회 자금 유입을 가려낸다. 셋째, 시가 산정의 정확성 점검이다. 감정평가서, 인근 실거래가, 분양권·입주권 거래 이력 등을 종합해 저평가 신고나 임의 할인 적용 여부를 적발한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증여를 통해 승계를 앞당기는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전수 검증은 과세 공정성 확립과 조세 형평 회복을 목표로 한다. 

 

납세자는 증여 계약 단계부터 시가 산정 근거를 명확히 확보하고, 부담부증여를 선택할 경우 채무 인수의 실질을 입증할 자료를 갖추어야 한다. 미성년자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경우에도 생활비·교육비 등 비과세 범위를 오인하지 말고, 증여세 신고 기한과 납부 계획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세청은 신고 성실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가산세 등 법정 제재를 엄정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납세자가 자진 수정·경정에 나설 경우 관련 제도를 안내해 납세 협력비용을 줄인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시장의 과열과 기대 심리가 교차하는 지금, 세무 리스크 관리는 보유 전략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청약 과열과 규제 환경 속에서 증여가 늘어난 현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과세 공정성 확보는 시장 신뢰의 전제다. 납세자는 시가 근거와 자금 흐름을 명확히 입증해 리스크를 줄이고, 정책 당국은 전수 검증을 통해 성실 신고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번 점검 결과는 향후 고가 주택 이전 관행을 재정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5.12.07 20:51 수정 2025.12.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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